보바리 부인

Posted 2010.03.02 15:22 by shinji
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 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2007.06.15

 

 

 

 

 

 

 

 

 

그러나 여자는 언제나 방해 받기만 한다. 무기력해서 남이 말하는 대로 되기 쉬운 여자는 육체의 연약함과 법률상의 속박에 묶여버린다. 여자의 의지는 마치 모자의 끝으로 매놓은 베일처럼 바람 부는 대로 나부낀다.

 

'난 참 현명했어!'

그녀는 숄에 대한 일을 생각하면서 마음속으로 말했다.

 

"아가야, 안녕! 잘 있어요. 예쁜 아기, 잘 있어!"

 

그녀의 눈이 이토록 커다랗고 이토록 검고 이토록 깊숙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무언가 어떤 미묘한 것이 그녀의 몸에 퍼져서 그녀의 모습을 일변시킨 것이다.

'애인이 있다!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영혼은 이러한 도취에 젖어서 마치 그리스 포도주 통 속에 잠긴 클라랑스 공작(에드워드 4세의 동생, 당시 영국 왕 에드워드 4세에 반란을 일으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때 소원이 무어냐고 묻자 그리스 포도주 통속에 잠기고 싶다고 말했다)처럼 그 속에 빠져서 조그맣게 시들어버렸다.

 

사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러한 여자들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밀고 당기면서 똑같은 정도의 사랑으로 고르게 균일화된 것처럼 조그맣게 오그라져버렸다. ... '모두 거짓말투성이야.' 이것이 그의 생각을 요약한 한마디였다. 그대로였다. 쾌락이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처럼 그의 마음을 마구 짓밟아버려서 이제 거기에는 푸른 풀이라고는 조금도 나지 않게 되었다.

 

딸에게 글자를 가르치려고 했다. 아직까지 공부라는 것을 해본 일이 없는 어린애는 슬픈 눈을 커다랗게 뜨고 울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어린애를 달랬다. 물뿌리개에 물을 담아다가 모래땅에 강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쥐똥나무 가지를 꺾어 화단에 심어주기도 했다.

 

"아빠, 어서 오세요!"

베르트는 아버지가 장난을 치고 있는 줄 알고 아빠를 가만히 밀었다. 아버지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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